금융의 문턱은 신용으로 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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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2024-01-02
  • 기고자한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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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1월 2일(화)자 전북일보 제24면에 게재된 한종관 전북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의 기고문 전문입니다.

 

금융의 문턱은 신용으로 넘어야!

 

한종관 전북신용보증재단 이사장

 

한옥집 방에 들어가려면 우선 문턱을 넘어야 한다. 방에 드나들거나 청소할 때 불편이 있음에도 굳이 문턱을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문틀의 뒤틀림을 방지하고 바람이 새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기업인과 대화하다 보면 금융의 문턱이 높다는 불만이 단골로 나온다. 여기서 문턱은 들어가거나 상대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진입장벽을 의미한다.

 

은행은 고객으로부터 자금을 모으고 그 자금을 기업에 대출하는 매개기능을 수행하며, 만기에 고객에게 그 예탁금을 반환해야 한다. 만일 예탁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사회적으로 큰 혼란이 발생된다. 이른바 은행의 파산이다. 은행이 파산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그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은행의 파산은 금융위기를 가져오고 금융위기는 대출회수에 따라 실물경제로 전이되어 국가경제가 위태로워 진다. 2008년 미국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여 글로벌 경제위기가 발생된 것이 단적인 예이다.

 

국가를 불문하고 은행이 반드시 지켜야 할 규범이 있다. 국제결제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이 그것이다. 모든 은행은 BIS비율을 8%이상으로 유지해야 하며, 더욱이 건전은행으로 인정받으려면 10%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만약 8%이하로 떨어지면 은행 퇴출의 대상이 된다.

 

BIS비율은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누어 산출한다. 여기서 은행이 보유하는 자산은 종류별로 위험가중치가 다르다. 국채 및 신용보증서 대출은 0%, 금융채권은 20%, 부동산담보대출은 50%인 데 비해 신용대출은 신용등급에 따라 20%~150%까지 차별적으로 적용된다. AAA~AA-는 20%, A+~A-는 50%로 할인되고 BBB+~BB-는 100%로 인정되지만 BB-미만은 150%로 할증된다. 즉 신용등급이 높은 대출이 많으면 위험자산이 축소되어 BIS비율이 높아지고, 신용등급이 낮은 대출이 많으면 위험자산이 확대되어 BIS비율이 낮아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甲은행과 乙은행 모두 자본금이 10억원이지만, 甲은행은 AAA대출이 300억원이고 乙은행은 BB-미만 대출이 300억원이라 가정하자. 甲은행은 BIS비율이 16.7%(10/(300×0.2))로 우량은행이 되지만, 乙은행은 2.2%(10/(300×1.5))로 퇴출대상이 된다. 이와 같이 BIS비율 하락 시 퇴출될 수 있음에도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에 대출할 은행이 있을까? 그러면 금융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까? 그 답은 신용을 높이는 데 있다. 신용평가의 핵심요소는 자본규모, 매출액 추이, 매출채권 건전성, 부채규모, 단기지급능력, 가지급금 여부, 현금흐름 건전성, 연대보증인 입보 여부, 대출·조세·4대보험 연체 여부, 대표자 신용도 등이다. 이런 항목을 잘 관리하면 신용등급을 높일 수 있다.

 

논어 안연편에 나오는 이야기다. 자공(子貢)이 스승 공자(孔子)에게 치국의 도를 물었다. 공자가 답하길 "음식이 풍족하고, 군비가 넉넉하며, 백성의 신임을 얻으면 된다"고 답했다. 자공이 다시 셋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어떤 것입니까? 라고 물었다. 이에 공자는 먼저 군비를 버려야 한다고 했다. 또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이라는 질문에 공자는 음식을 버려서라도 믿음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는 고사성어가 탄생한 연유이다.

 

이렇듯 기업의 운명을 가를 만큼 중요한 신용에 대해 기업인들이 너무 무관심한 것은 아닐까? 청룡의 새해에는 전북의 CEO들이 "신용없이 설 수 없다"는 성현의 가르침을 마음속 깊히 새겨 용처럼 승천하는 성공경영을 펼쳤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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