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미생물과 식품수도 전북

  • 작성자공보과
  • 조회수2667
  • 작성일2010-04-16
  • 기고자이경옥
  • 담당부서공보과
발효미생물과 식품수도 전북 1번째 이미지
발효미생물과 식품수도 전북 1번째 이미지
*2010. 4. 14(수)자 전라일보 제15면에 게재된 이경옥 전라북도 행정부지사의 기고문 전문입니다.


발효미생물과 식품수도 전북

이 경 옥(전북도 행정부지사)

근래 세계 식품 소비 형태는 크게 두가지 경향을 보이고 있다. 첫째, 웰빙의 근간을 이루는 좋은 식품을 선택하여 건강을 유지하고, 둘째, 패스트푸드(즉석식품)에 식상한 나머지, 사람답게 먹고 싶다는 욕구로 슬로푸드가 크게 반향을 일으키면서 큰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이런 세계적인 큰 추세에 우리 한식은 너무나 잘 어울리는 식품이다. 전통식품으로 대표되는 한식은 식물성 위주 채소류 식단으로 세계의 많은 식품 학자가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정하고 있으며 제조와 조리에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하는 슬로푸드의 대명사 격이다.

그럼 이 한식의 뿌리는 어디에 있는가? 바로 발효식품이며, 이 발효식품이 큰 자리를 차지하여 건강기능식품이 되고 시간이 지나야 제 맛을 내는 슬로푸드로 분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발효식품의 품질과 기능성을 판가름하는 것은 우리 농민이 생산하는 우수한 농산물 원료와 발효에 직접 관련하여 다양한 역할을 하는 발효 미생물이다. 한식의 맛을 좌우하는 장류와 젓갈, 각종 절임류들, 그리고 흥을 돋우는데 빠질 수 없는 술들이 모두 발효기법을 통하여 만들어진 창조물이다.

그럼 발효 미생물은 발효식품만을 만드는데 사용하고 다른 역할은 없는가? 아니다. 실로 많은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발효를 통하여 알코올을 만들어 휘발유 대신 사용하는 순환 대체 에너지의 선두주자가 되었고, 글루탐산과 핵산조미료 등의 발효에도 미생물은 필수이며, 균체 자체로 사용하는 클로렐라, 유산균 등은 건강기능식품으로 역할을 하며, 인류의 질병을 치료하며, 건강을 지켜주는 고부가가치 의약품은 상당부분 미생물이 만들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항생제로 많은 질병 치료에 필수 의약품이며 이에 세계적인 큰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또한 거의 모든 비타민류, 아미노산, 유기산 등은 미생물 발효로 만들고 있으며 그 외 각종 산업이나 의약용으로 사용하는 효소류들도 미생물이 만들어 내는 특수한 물질이다.

이와 같이 미생물은 발효식품뿐만 아니라 실로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어 우리 생활을 편리하게 하거나 경제적으로 큰 도움을 주고 있어 나라마다 국책 사업으로 우수 미생물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발효미생물을 차별화시키기 위해서는 기능성이 우수한 균종을 선발하고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일이 큰 연구 과제로 남는다.

전 세계는 지금 높은 경제적 가치와 유전공학 기술 집약 산업의 상징인 우수 종자를 확보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우수한 미생물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 또한 치열하다.
선진국일수록 수백만 종에 이르는 각종 기능을 갖는 미생물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들을 활용하여 고부가가치 물질을 생산하고 있다. 하나의 우수한 미생물은 어느 산업보다도 부가가치가 높고 기술 집약적 물질을 생산하여 국가에 큰 이익을 주는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발효미생물이 만들어 내는 수많은 특수용도의 물질들은 생물체로부터 얻는 산물로, 단위무게당 가치가 가장 높고 다른 사람이 넘볼 수 없는 고유 영역의 전문 특화 기술이 바탕이 되어 확실한 세계 경쟁력을 갖는다.
다행스럽게 우리 전북은 우수 미생물의 덩어리인 많은 발효식품이 있고 오랫동안 우리가 직접 먹어 왔기 때문에 이들 발효식품에 들어있는 미생물 대부분이 안전성이 확보된 미생물자원이며 이들의 성질 또한 잘 알고 있는 장점이 있다.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발효미생물을 찾아 기능을 확인하고 산업에 활용하는 것은 국가의 어느 산업과도 견주기 어려운 기술 집약적 산업이다.
기초 연구가 필요하고 장기간의 투자가 소요되기 때문에 개인이나 이윤 추구에 우선을 두는 기업에서는 손대기 어려워 국가사업으로 꾸준히 이 사업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이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볼 때 발효 미생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또 사업화 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구를 할 수 있게 국가가 지원하여 발효미생물의 세계적인 종가(宗家)로서 국격을 높이고 우수 미생물을 찾아내고 관리할 수 있는 전문 연구기관을 전라북도에 설립할 필요성이 대두된다.
현재 각 대학과 기관에서 관련 연구 기능을 수행하고 있으나 통합, 연계가 되지 않아 효율성 제고에 어려움이 있어 차제에 이런 기능도 갖추도록 전문연구기관을 전라북도에 설치하여 국가의 기술 역량을 키우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아울러 이 연구기관에서 일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발효 미생물 산업에서 직접 일할 수 있는 산업 맞춤형 인재육성을 담당할 발효산업 전문 대학원을 설립, 전라북도가 세계적인 발효미생물의 메카로 만드는 사업을 체계적으로 시작할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미생물 관련 제품은 1억5천만불 정도로 앞으로 수입량은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유산균, 효모, 막걸리용 누룩을 수입하기 위해 연간 1조원 정도를 사용하고 있다.
특히, 막걸리만 하더라도 일본의 균종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종주국으로서 향후 우리 막걸리를 차별화하기 위해서도 우리만의 고유한 발효미생물을 선발, 이용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다.
그 역할은 국가식품클러스터등 식품수도로서 면목을 갖추고 있고, 연구수행 역량이 있고, 잠재력이 있는 우리 전라북도가 수행해야 한다.


전라일보 홈페이지 링크 주소 :
http://www.jeollailbo.com/pdf/data/2010_04_13_19_49_55.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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