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전조등 켜기의 넛지(Nudge) 효과

  • 작성자공보과
  • 조회수2955
  • 작성일2010-04-09
  • 기고자고재찬
  • 담당부서공보과
주간 전조등 켜기의 넛지(Nudge) 효과 1번째 이미지
주간 전조등 켜기의 넛지(Nudge) 효과 1번째 이미지
*2010. 4. 8(목)자 전북도민일보 제14면에 게재된 고재찬 전라북도 교통물류과장의 기고문 전문입니다.


주간 전조등 켜기의 넛지(Nudge) 효과

고 재 찬(전북도 교통물류과장)


미국 시카고의 레이크쇼어 도로는 뛰어난 경관을 자랑하지만 곡선구간이 많아서 교통사고가 빈발했다.
시에서는 커브가 시작되는 지점부터 흰 선을 가로로 그리면서 가까이 갈수록 선의 간격을 점점 좁아지도록 하여 속도가 높아진다는 착각이 들도록 하였다.
그 결과 사고건수가 확 줄어들었다.

부드러운 개입으로 선택을 유도하는 이른바 ‘넛지(Nudge)효과’의 사례이다.
넛지는 팔꿈치로 슬쩍 찌른다는 의미로 리처드 탈러 시카고대 교수와 카스 선스타인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공저 ‘넛지’에서 소개된 이후 널리 알려지게 된 이론이다.

주간 자동차 전조등 켜기는 1960년대 초 미국 텍사스주에서 시작되었는데, 주말 교통량 증가로 교통사고가 증가하자 주정부가 그 대책으로 낮에도 전조등을 켜고 주행하도록 한 것이다.
이후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등 북유럽 3개국이 법제화에 나섰고 아이슬란드 캐나다 덴마크 폴란드 헝가리가 대열에 합류했으며, 이들 국가는 주간 전조등 켜기로 교통사고 발생률이 연평균 8.3% 감소했다.
전조등 하나가 수많은 목숨을 살린 것이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EU)은 1992년 주간 주행등(DRL, Daytime Running Ramps) 규정을 제정하여 2011년부터 유럽 전역에 의무 장착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미 캐나다나 스칸디나비아 지역처럼 겨울에 밤이 길고 좋지 않은 날씨가 오래 이어지는 나라에서는 시동을 켜면 자동으로 전조등이 켜지는 주간 주행등(DRL) 장착 의무화를 시행중에 있다.

교통안전공단은 자동차 주간 전조등 점등운행에 따른 사고영향을 분석한 결과 19% 감소효과가 나타났다고 한다.
연구소에서 실험을 통해 나온 결과치이며 광주전남지역에서 1,680대의 택시를 대상으로 시행한 결과로는 28%까지 감소효과가 높았다고 한다.
19%의 사고율 감소에 따른 비용편익은 4,249억원 수준이다.

이러한 결과는 맞은 편 차로의 차량이 전조등을 켠 상태에서 오게 되면 그 차량의 존재가 쉽게 파악되며, 그만큼 상대방 운전자의 눈에 쉽게 띄게 된다는 효과에서 비롯된다.
즉 주간에 전조등을 켜고 운행하면 운전자의 주의력이나 집중력이 향상되기 때문에 졸음운전, 중앙선침범, 그리고 연쇄추돌과 같은 유형의 교통사고들이 상당 부분 감소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02년 월드컵 개최 당시에 주간 전조등 켜기 캠페인을 전개하여 교통사고 감소 사례가 있고, 88고속도로 등에서는 지금도 진행중에 있다.
2006년에는 법제화가 논의되기도 했지만 이루어지지 못했고, 다행히 2003년 1월부터 생산되는 모터사이클은 시동을 걸면 자동으로 전조등이 켜지도록 만들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라북도에서는 교통사고 줄이기 일환으로 주간 전조등 켜기 운동을 적극 전개할 방침이다.
구속력이 적더라도 전조등 켜기가 전라북도의 교통문화로 정착되길 강력히 희망한다.

전조등 켜기, 생명을 살릴 수 있는 효과적인 그리고, 손쉬운 방안이다.
부드러운 개입도 필요없다.
순간의 선택만으로 ‘넛지효과’ 상상 이상이 될 것이다.


전북도민일보 홈페이지 링크 주소 :
http://domin.co.kr/PDF/PDF/2010/0408/A0408011401.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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