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11월 22일(화)자 전라일보 제15면에 게재된 강해원 전라북도 환경녹지국장의 기고문 전문입니다.
모두가 건강한 세상, 플라스틱 사용 자제로부터
강해원 전라북도 환경녹지국장
플라스틱의 역습은 이미 시작되었다. 동식물은 물론 인류, 생태계 그리고 지구까지 위협하고 있다. 바다로 흘러 들어간 플라스틱은 바다생물들의 몸속으로 파고들어 힘없는 동물들을 피흘리게 했고 종국에서 우리의 식탁까지 올라와 목숨까지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매년 지구촌 곳곳이 심각한 폭염과 가뭄, 홍수나 폭설 등 극단적인 기상이변으로 수많은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IPPC에서는 2021년 보고서를 통해 2040년이면 지구 평균기온이 1.5℃가 상승하게 되고 그 결과로 폭염은 8.6배, 가뭄은 2배, 집중호우는 1.5배 증가하는 등 지금보다 더 심각한 기상이변이 일어날 것이라 경고하고 있다.
지난 10월 정부에서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전주기 脫 플라스틱 대책을 발표했다. 2024년 이후 본격화될 Post-플라스틱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오는 2025년까지 폐플라스틱 발생량의 20%를 감축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앞으로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소재 개발과 함께 재활용이 쉬운 제품이나 포장재 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어쩔 수 없이 발생된 폐플라스틱은 최대한 재활용률 높이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가장 중요한 방법으로 1회용품 감량을 꼽고 있다.
1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은 최근 들어 부쩍 늘었다. 축소시행으로 논란이 있었던 1회용컵 빈용기 보증금제도도 아쉽기는 하지만 12월 2일부터 세종과 제주에서 첫 시행을 앞두고 있다.
투명페트병 분리배출제도 역시 2021년 공동주택을 시작으로 올해는 단독주택까지 확대되어 시행되고 있다. 우리도에서도 매월 10일을 1회용품 없는 날로 정하고 실천운동을 전개하고 있고, 다회용컵 활성화를 위해 플라스틱없는 거리 조성사업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무엇보다도 주민들에게 가장 큰 변화로 다가오는 것은 아마 이번달 24일부터 전격적으로 확대 시행되는 1회용품 사용제한 제도일 것이다.
대형점포에서는 이미 시행되고 있었던 비닐봉투 제공금지 제도가 이제는 편의점처럼 조그만 소매점까지 확대된다. 음식점에서는 더 이상 종이컵이랑 플라스틱 빨대도 줄 수 없게 된다.
벌써부터 현장에서는 볼멘소리가 들리고 있다. 고객은 고객대로 불편함을 토로하고 있고 업주는 업주대로 고객들의 항의를 다 받아내야 한다는 생각에 한숨부터 나온다고 한다.
새로운 제도가 시행되면 정부와 지자체가 다양한 홍보와 계도를 한다고 해도 일정기간 혼란은 불가피 할 것이고 주민과 업주의 불편함도 어쩌면 상당기간 계속될 것이다.
1회용품은 우리가 편안함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만들어진 물건이다. 1회용품을 사용하지 못하면 우리는 당연히 불편해질 수밖에 없다.
과연 1회용품으로 모두가 편해진 건 맞는지 의문이 든다. 우리가 편하게 지내온 만큼 누군가는 어딘가는 많이 불편했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살고있는 지구이고 우리의 미래세대에게는 재앙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편안함의 주체를 바꿔보자고 말하고 싶다. 내가 1회용품을 사용하지 못해서 조금 불편해진다 해도, 우리가 살아가고 있고 다음 세대가, 앞으로 살아가야 할 지구가 편해진다면 조금의 불편은 감수해야 하지 않을까?
더 나은 환경을 위해 모두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플라스틱 시대의 막을 내리는데 나, 우리, 지구촌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플라스틱 사용을 자제한다면 머지않아 플라스틱 시대 종말이 올 것이다. 지구가 살아 숨 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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