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11월 7일(월)자 전북일보 제10면에 게재된 김종훈 전라북도 경제부지사의 기고문 전문입니다.
군산의 불꽃, 다시 피어오르다
김종훈 전라북도 경제부지사
산골 출신인 필자가 난생 처음으로 배를 타본게 중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인 듯하다. 군산에서 선유도로 가는 여객선이었다. 그때의 신기함과 놀람은 지금도 생생하다.
부지사로 취임 이후 지난 9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공장을 다녀왔다. 군산조선소가 2017년 7월 가동이 중단된 이후 5년 만에 재개장을 앞두고 사전 준비에 여념이 없는 현장을 찾은 것이다. 55만평의 광활한 공장 부지와 1,650톤의 골리앗 크레인이 주는 웅장함은 5년전 연매출 1조원, 군산 산업의 24%를 담당하던 예전의 영광을 재현해 주는듯 하였다.
지난달 28일 11시,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100여명의 내외빈을 모시고 ‘군산의 불꽃 – 다시 피어오르다’라는 주제로 재가동 선포식이 있었다. 그 날 군산조선소에서는 플라즈마 절단기가 1cm 두께의 강재를 자르는 푸르스름한 불꽃이 연기와 함게 피어오르면서 ‘한국판 말뫼의 눈물’이 멈추기 시작했다고 여긴 도민들이 많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전라북도․군산시 등 관계자들이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위해 쏟아부은 노력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관계 중앙부처 방문․건의 46회, 정치권․사회단체 협력대응 62회, 현대중공업 울산본사 방문 26회 등 총 223회에 이른다. 이 수치 이외에 조선소 재가동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방울을 흘리신 많은 분들의 정성과 노고에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3년만에 1,746만톤이라는 선박수주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또한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 등 선박분야에서도 탄소중립은 거스를 수 없는 추세이다. 이에 따라 세계 선박 발주량은 2030년까지 연평균 4천만톤 이상의 안정적인 발주량이 지속될 전망이다.
‘물 들어올 때 노(櫓) 저어라’라는 속담이 있다. 하지만 ‘물’이 들어온다 해도 ‘노(櫓)’가 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게 될 경우 그 ‘배’는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
전라북도는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조선업 호황기 이후 다시 찾아온 글로벌 시황회복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서해안 미래 친환경 조선산업 중심지’로 만들기 위해 전라북도 조선산업 활성화 3대 전략을 추진하는 이유이다.
첫째, 내년 1월 본격적인 재가동과 함께 초기 블록제작에서 향후 LNG․LPG 선박건조 등으로 부가가치를 높여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무너진 조선산업을 재건하고 산업기반을 강화하자는 의미이다.
둘째, 중소형‧특수선 중심의 지속가능한 新조선 생태계 조성으로 대기업 의존도를 낮추고 지역 조선산업의 경쟁력을 적극 뒷받침할 방침이다.
셋째, 조선업의 친환경‧스마트화를 촉진시킬 테스트베드 구축을 통해 친환경 선박 산업의 거점 지역으로의 전환을 적극 유도할 것이다.
이제 군산조선소는 재가동 선포식을 기점으로 사람과 자본이 넘치던 예전의 영광을 되찾고, 더 큰 도약을 위한 여정을 시작하였다.
군산조선소가 부활을 넘어 세계 제일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도민 여러분의 아낌없는 성원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정부의 제도적 지원, 도와 군산시의 인력양성 및 고용지원, 그리고 현대중공업의 선박 건조 노력 등이 함께 어우러져야 가능한 일이다.
조선산업이 재가동 선포식의 작은 플라즈마 불꽃을 발화점으로 전라북도 제조업의 중심으로 다시 활짝 피어오르기를 염원한다. 그리고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군산조선소 도크에서 건조된 선박의 진수선을 도끼로 자르고, 스파클링와인 병을 깨뜨리는 진수식이 개최되기를 희망한다. 다시 한번 ‘서해안 미래 친환경 조선산업 중심지’ 도약이라는 담대한 도전에 나선 전라북도 조선산업에 많은 응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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