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이여, 힘차게 도약하되, 안이함과 포퓰리즘은 경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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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2023-05-22
  • 기고자김대식
  • 담당부서대변인

* 2023년 5월 22일(월)자 전북일보 제10면에 게재된 김대식 전북국제교류센터장의 기고문 전문입니다.

 

전북이여, 힘차게 도약하되, 안이함과 포퓰리즘은 경계하자

 

김대식 전북국제교류센터장

 

요즘 여의치 않은 영국 사정에 대한 보도가 많다. 영국은 유럽연합(EU)에 가입한 지 47년만인 2020년 1월 탈퇴하였다. “브렉시트”(Brexit)이라 한다. “영국”(Britain)과 “탈퇴”(exit)의 합성어다. 브렉시트 3년이 지난 지금, 영국인들이 삶이 전보다 많이 안 좋아졌다고 한다.

 

IMF는 올해 영국의 경제성장률을 –0.6%로 전망한다. 일부 교사들까지도 생활비 충당을 위해 부업을 한다고 한다. 식당, 호텔, 유통, 농업 등 곳곳에서 일손 부족으로 아우성이 높다. 통관절차, 관세 등이 재도입됨에 따라 수출에도 큰 지장이 생겼다. 물가가 10% 이상 올라 생활이 어려워지자 파업도 잦아졌다. 그래서 최근에는 새로운 신조어 “브레그렡(Bregret)”이 떠돌고 있다. “브렉시트”(Brexit)와 “후회”(regret)의 합성어로, ‘브렉시트를 후회한다’는 말이다.

 

2020년 브렉시트 이후 왜 이리 급격히 사정이 안 좋아졌을까? 여러 이유가 있다. 외부적인 요인의 측면에서는 금융위기의 여파, 코로나-19, 국제에너지 위기 등이 있었다. 그러나 영국인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브렉시트가 보다 근본적인, 현재의 어려움의 단초라고 보기도 한다.

 

그러면 왜, 그런 부작용이 예견되었음에도 브렉시트를 택했을까? 정치·경제·사회적 측면 이외도, 대영제국을 유지하던 자존심과 연결된 심리적 요소 등 복잡하다. 2016.6월의 브렉시트에 대한 국민투표 전후로, 영국은 이민자 급증에 따른 일자리 부족, 재정 악화 등이 큰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고 있었다.

 

필자는 2003년, 2006-09년 약 4년간 런던에서 근무했다. 임기 마지막 무렵, 영국에도 금융위기가 오고 있었지만, 그전까지만 해도 영국경제는 전 세계적으로 부러움을 사는 개방성과 창조적 활력을 지니고 있었다. 금융, 창조산업 등을 선도하였다. 2004년 EU 가입으로 이동이 자유로워진 중·동구 유럽 사람들이 호황을 누리던 영국으로 모여들어, 힘든 분야의 업종에 부족한 노동력을 보충해주었다. 자존심이 강한 프랑스마저 영국의 개방적이고 창조적 사회 운영을 본받고자 젊은이들을 영국에 보낼 정도였다.

 

브렉시트의 원인과 영향, 향후전망에 대한 분석과 견해가 많다. 필자는 전북이 얻어야 할 교훈의 측면에만 언급해 보고자 한다. 세상의 만사가 양면성을 가지는 것이기에 보는 관점에 따라 견해가 달라질 것이다.

 

브렉시트를 주도한 사람들은 이민자들이 주는 이익보다는 수반되는 문제점에 초점을 맞추었다. EU 분담금 지불을 통해 얻는 총합적 이익의 옹호보다는 지엽적 손해를 부각시켰다. EU 내에서 얻는 금융과 교역 활동에서의 이익보다는 제약과 불편 쪽을 더 강변하고 있었다. 국민들도 과거의 영화(榮華)를 추억하면서, 절제되지 않은 일부 정치인들의 주권국가의 자율성 회복 주장 등에 동조되어갔다. 그런 분위기가 점점 펴져 갔고, 결국 가랑비에 옷이 젖어 버렸다. 브렉시트를 택한 것이다. 불과 10여 년 사이의 변화다.

 

우리가 현실적 감각을 잃고, 포퓰리즘과 안이함과 망상에 휩싸이면, 불과 몇 년 사이 되돌아오기 힘든 다리를 건너게 된다. 국가든 개인이든 마찬가지다. 우리 전북은 이제 과거의 정체(停滯)를 벗고, 과감한 혁신과 힘찬 도약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어렵게 마련되고 있는 성장동력을 더욱 키워가는 데 우선 집중해야 한다. 그런 와중에도 브렉시트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도 유념해나가길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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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jjan.kr/article/20230517580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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