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불망(初心不忘), 처음마음 그대로

  • 작성자공보관
  • 조회수86
  • 작성일2022-03-30
  • 기고자김천환
  • 담당부서공보관

* 2022. 3. 30일(수)자 전북도민일보 제9면에 게재된 김천환 전북개발공사 사장의 기고문 전문입니다.

 

초심불망(初心不忘), 처음마음 그대로

 

김천환 전북개발공사 사장

 

동네 어귀의 노오란 산수유를 시작으로 집 앞 목련이 하얀 꽃망울을 터트리는 춘삼월의 변덕만큼이나 이런저런 우여곡절 끝에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차기 대통령 당선자가 엇그제 만났다. 역대 대통령들에 비해 가장 늦었다고 한다.

 

중요한 자리에 임명되거나 마침내 지도자의 자리에 오를 때는 누구든지 결심을 새로이 하고 긴장하여 임무를 수행하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아마도 한나라의 대통령일지라도 다르지 않다고 본다. 두 분이 덕담으로 축하인사와 더불어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을까 국민적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중국인들이 가장 자긍심을 느끼는 왕조로 ‘당나라’를 꼽는다고 한다. 그 당나라의 가장 빛났던 시기 즉 중국 역사상 최고의 태평성대를 이루었다는 당태종과 신하가 나눈 대화 중에서 후세에 귀감이 될만한 어록을 모아 엮은 책이 정관정요(貞觀政要)다.

 

정치를 꿈꾸는 사람이면 정관정요와 함께 마키아벨리의 군주론과 정약용의 목민심서는 필독서가 아닐까 한다.

 

당태종 등극 초기에 신하들의 조언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대목이 자주 등장한다.

 

어느날 중국 당 태종이 중신들에게 질문하였다. “나라를 유지하여 간다는 것은 어려운 일인가 쉬운 일인가?” “극히 어려운 일입니다” 위징의 대답에 당태종은 재차 질문을 하였다.

 

“인재를 적재적소에 등용하고 그 사람들의 의견을 잘 듣는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 아니겠는가?”

 

“만약 내가 결정한 조치 가운데 온당하지 못하거나 시행에 불편할 것으로 의심나는 점이 있으면 반드시 자기의 견해를 갖고 지적하시오. 역린을 두려워한 나머지 분명히 알면서도 침묵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오.”

 

위징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지금까지의 제왕들을 보십시오. 나라의 경영이 어렵게 되었을 때에 인재를 등용하여 그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만 나라의 기반이 확고하게 확립되면 반드시 마음이 느슨한 해이가 생기게 마련입니다. 그렇게 되면 신하도 내 몸을 생각하여 군주의 잘못이 있어도 감히 간언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이리하여 나라의 정치는 점차 하강곡선을 걷게 되어 마침내 멸망하게 됩니다. 그래서 예로부터 ‘안녕에 있으면서도 위험을 생각한다’는 성인의 말이 전해오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당태종은 신하와 백성들로부터 경청과 소통이라는 초심을 지킴으로서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고 나아가 정책적 실패를 막음으로써 ‘정관의치(治)’이라 불리는 태평성대를 이룩하였다.

 

초심(初心)은 ‘처음에 먹은 마음’이다. 초심불망(初心不忘)은 곧 ‘초심을 잃지 않는다’는 말이다.

 

학창시절 이맘때쯤이면 새학기가 시작되고 의기충천해서 공부 한번 제대로 해보겠다고 ‘수학의정석’을 하루에 10페이지씩 날짜까지 정해 놓고 시작하곤 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서 이핑계 저핑계로 정해진 분량이 점점 늘어나면서 포기하게 되어 앞쪽 집합부분까지만 까맣고 그 다음장부터는 새책이나 다름없던 기억이 새록새록 하다.

 

올해는 여러모로 국가의 운명이 새롭게 시작하는 해이다. 윤석열 정부가 5월10일 출범하고, 6월에는 전라북도지사를 비롯한 지자체장과 광역 및 기초의원 선출을 앞두고 있다.

 

법정스님이 즐겨 외웠다는 휴정선사(사명대사)의 출가의 가르침을 생각하며 초심을 다졌으면 한다.

 

‘출가하여 수행자가 되는 것이 어찌 작은 일이겠는가? 편하고 한가함을 구해서가 아니고 따듯이 입고 배불리 먹으려고 한 것도 아니며 명예와 재물을 얻으려는 것도 아니다.

 

생사를 면하려는 것도 아니며 번뇌를 끊고 부처님의 지혜를 이으려는 것이며 고뇌에서 뛰쳐나와 수많은 이웃을 구제하기 위해서다.

 

’초심불망‘ 처음 마음을 잃지 않으리라는 그 다짐 속에 자기성찰과 경청 그리고 솔선수범도 함께 실천할 때 유종의 미를 거두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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