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생명자원의 보고인 농촌환경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 작성자공보관
  • 조회수106
  • 작성일2022-03-29
  • 기고자최선우
  • 담당부서공보관

* 2022. 3. 29일(화)자 새전북신문 제10면에 게재된 최선우 전북농업기술원 연구사의 기고문 전문입니다.

 

농업생명자원의 보고인 농촌환경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최선우 전북농업기술원 연구사

 

긴 가뭄 끝에 토지를 촉촉이 적실만한 비가 내렸다. 봄을 알리는 춘분과 청명 사이를 지나는 길목에서 식물들은 새로운 싹을 일제히 틔우고 꽃을 피우며 긴 겨울을 이겨냄을 자축하듯 왕성한 종족 번식의 시간을 다시 시작하고 있다.

 

농업은 토지를 이용하고 생물을 재료로 하여 먹거리를 생산한다. 주요 작물인 쌀, 콩, 옥수수, 감자, 보리, 밀, 참깨, 배추, 무 등을 들판에서 키워낸다. 보온성이 강화된 비닐하우스와 유리온실에서 잎채소류, 토마토, 파프리카, 딸기 등이 자라고, 과수원에서 과일들이 매달려 농가소득에 이바지하고 있다. 이뿐이랴. 농촌은 국민의 먹거리를 생산 외에도 다양한 생물들이 뿌리내리고 살고 있으며 숨 쉬는 공간이 같이 혼재되어 있다. 들판에 우리나라 주력 작물인 벼를 재배하기 위한 논갈이가 시작되고 있고, 각종 밭작물을 키우기 위해 퇴비를 뿌리며 땅을 갈고 있다. 그사이 관리의 주 대상에서 비켜서 있는 들판과 산자락, 논둑, 밭둑에서 씨를 뿌리지도 않은 각종 식물이 땅을 밀고 올라오고 있다. 쑥 사이로 약재인 곰보배추가 작은 배춧잎처럼 잎 여러 장을 내밀었다. 사그라진 마른 잔재물 사이에서 여러 이름있는 풀들이 겨울을 이겨낸 잎을 내밀고 있다. 농수로와 물이 채워진 공간에선 우리가 키우지 않는 산개구리가 산란을 시작하여 올챙이가 깨어나고, 차가운 물속에서 겨울을 난 민물고기들이 힘차게 헤엄치고 있다. 농경지 외에는 몹쓸 땅이라 여기던 그곳에도 원래 우리와 같이 서로 기대어 살고,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식물, 동물, 미생물 등 다양한 농업생명자원이 산재하여 스스로 살아내고 있다.

 

재작년인 2020년 2월 ‘농업생명자원의 보존·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었다. 이 법은 농업생명자원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고 지속가능한 이용을 통하여 농업생명자원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농업생명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여 농업·농촌 및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현세대와 미래세대의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생물다양성의 잠재성을 유지함으로써 장기간에 걸쳐 생물다양성의 감소를 초래하지 아니하는 방법과 정도로 생물다양성 요소를 사용하는 것을 지속가능한 이용이라 정의하였다. 농업이 생물다양성과 함께 함을 강조한다.

 

또한, 전국 각각 지역 특성을 반영하여 농업환경·농촌경관 보전활동의 필요성이 주목받으면서 농업환경보전프로그램은 2016년 ‘제4차 친환경농업 육성 5개년 계획’에 포함되었다. 전국을 대상으로 2019년 5마을 2020년 20마을, 총 25마을이 선정되어 국가예산으로 프로그램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농업 활동을 이끄는 농업인이 주체가 되어 농촌환경을 관리하고 보전하려는 노력이 담겨 있다.

 

농업생명자원과 농촌 공간의 중요성은 인식으로 끝나지 않고 정책화하고 법제화하려는 노력이 지난 시간 동안 이루어지며 기반을 다지기 시작했다. 생산 중심으로 농촌을 바라보던 시각은 우리가 지속해서 살아가야 할 터전으로 확대하여 해석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기초 위에 이젠 하나씩 현실화하고 정착시켜야 할 단계로 넘어갈 준비가 된 것이다.

 

세계 밀 수출량의 9%를 차지하는 우크라이나와 18%를 차지하는 러시아의 전쟁으로 세계 농산물 수급에 대한 불안을 전하고 있다. 코로나 19는 국가간 이동을 어렵게 하는 등 여러 크고 작은 국제 정세는 국민의 먹거리를 수입에만 의존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여러 번 말하고 있다. 다행하게도 우리에겐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 농경지가 있다. 그뿐인가? 그동안 새마을 운동, 녹색혁명, 백색혁명을 일구며 쌓아온 농업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농사를 지으며 생산활동을 하고, 농업농촌환경을 관리하는 농업인 공동체가 전국에 산재하고 있다. 생산과 더불어 농촌에서 삶을 꾸려가는 사람이 그 중심에 있기도 하다. 주변 환경을 관리하면서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하는 노력을 같이하는 그들이 있다. 지방균형발전을 추진하는 이번 정부에서 농업농촌이 가지는 공익적 가치를 인식하고 지속할 수 있는 국토 운영을 위하여 농촌환경에 지속적인 관심을 두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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