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다양성의 날

  • 작성자공보관
  • 조회수111
  • 작성일2022-05-24
  • 기고자최선우
  • 담당부서공보관

* 2022. 5. 24일(화)자 새전북신문 제10면에 게재된 최선우 전북농업기술원 연구사의 기고문 전문입니다.

 

생물다양성의 날

 

최선우 전북농업기술원 연구사

 

지난 5월 22일은 유엔이 지정한 세계 생물다양성의 날(International Day for Biological Diversity)이었다. 유엔의 ‘생물다양성 협약’이 발표된 날짜를 기념하며 생물의 종 다양성에 대한 이해와 지속적인 보전하기 위해 제정한 날이다. 유엔은 2010년을 세계 생물다양성의 해로 선언하였다. 지구 전체의 생물다양성이 감소하는 것을 방지하고 다양한 생물의 종이 지속해서 유지할 수 있기를 호소하였고, 보호·보전만이 아니고 지속적인 이용 가치 부여를 포함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협약으로 생물다양성협약(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이 있다. 전 지구에 걸쳐 분포하는 생물 종의 가속화되는 멸종을 방지하고 보호하기 위하여 국제적인 대책, 국가 간의 권리, 의무 관계를 규정하기 위해 1992년 케냐에서 채택되었다.

 

생물다양성협약에 따르면 생물다양성이란 육상, 해상 및 그 밖의 수중생태계와 이들 생태계가 부분을 이루는 복합생태계 등 모든 분야의 생물체 간의 변이성을 말하며, 이는 종내의 다양성, 종간의 다양성 및 생태계의 다양성을 포함한다고 정의하였다.

 

국내에서는 생물다양성의 종합적·체계적인 보전과 생물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도모하고 「생물다양성협약」의 이행에 관한 사항을 정하여 국민 생활을 향상하고 국제협력을 증진함을 목적으로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 2012년 공포하여 2013년부터 시행되었다. 농업과 관련하여 공포된 “농업 생명 자원의 보존,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서는 “농업생물자원”이란 농업에 실제적이거나 잠재적인 가치가 있는 유전자원, 생물체, 생물체의 부분, 개체군 또는 생물의 구성요소로 정의한다.

 

생산만을 중점적으로 추구하는 농업과 생물다양성과의 관계가 있냐는 질문이 있을 수 있다. 농업은 생물자원을 기반으로 먹거리를 생산하므로 당연하게도 관계는 깊으며, 이 둘을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다. 식량으로 이용되는 식물은 적다 할지라도 자연으로부터 얻은 유전자원을 소재로 하여 다수확, 고품질의 식량을 생산해내고 있다. 이름도 모르는 보이지도 않던 화분 매개충들이 배에 꽃이 피고 사과에 꽃이 피고 먼 미국 땅의 아몬드에 꽃이 피면 윙윙거리는 날개짓 소리를 내며 나타나 여기 저기 수정하고 사라진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보이지 않는 시간은 들판 어디엔가 서식처를 만들고 어느 풀을 먹는 벌레를 잡아먹으며 시간을 보낸다. 농작물에 진딧물이 나타나면 무당벌레와 꽃등에가 나타나 진딧물을 잡아먹기 시작한다.

 

국내에 자생하는 식물은 1만 종을 넘고, 1만6천 종을 넘게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유럽의 모 국가는 꽃을 수정하는 벌이 자국에서 사라지자 옆 나라로 종을 구하러 가는 이야기를 전해 듣기도 할 만큼 벌 한 종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커져만 가고 있다. 배우이면서 환경운동가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호박벌을 지키기 위해 나서기도 하였다.

 

배우가 정치적 이념을 아닌 작은 벌들을 지키기 위해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생물다양성의 종수의 감소, 개별 종들의 숫자의 감소가 멸종으로 이어지고, 이 멸종은 식량 생산에 위협이 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무 일도 하지 않을 것 같은 수백만 종의 생물 중의 하나였을 뿐이다. 벌 하나가 사라진다고 무당벌레 하나가 사라진다고 무슨 호들갑일까 할 수도 있다. 그들은 커다란 생명 순환고리에 연결되어 그 자리에서 각자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더 중요한 다른 것들을 쫓아가는 우리만 몰랐을 뿐이다.

 

전라북도농업기술원 농업생태실은 우리 옆에서 우리 모르게 숨쉬고 있는 그들의 역할과 이야기를 담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농생태계내 생물들의 이름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며, 농경지와 유휴지를 포함하는 농생태계내에 숨어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숨어 있는 벌레와 식물이 어떻게 연결되어 움직이는지 고리를 하나씩 연결하고 있다. 국제기구라는 커다란 순환고리가 있다면, 우리는 작은 벌레 한 마리처럼 이 자리에서 우리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을 뿐이다. 오늘 여러분이 들판에 나가거나, 어느 카페 앞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다가 벽돌 사이를 밀고 올라오는 풀들을 한 번 바라볼 수 있다면 그들의 이름을 검색하고 이름 하나하나 찾아가기를 바래본다. 생물다양성은 멀리 국제회의장이 아닌 바로 우리 옆에서 숨쉬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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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jbnews.com/news/news.php?number=746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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