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축순환농업, “새로운 전환이 필요한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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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97
  • 작성일2022-06-27
  • 기고자박동구
  • 담당부서공보관

* 2022. 6. 27일(월)자 전북도민일보 제8면에 게재된 박동구 전북농업기술원장의 기고문 전문입니다.

 

경축순환농업, “새로운 전환이 필요한 시기

 

박동구 전북농업기술원 원장

 

가화학비료나 농약이 없던 시절, 우리 옛 농촌은 농사를 잘 짓는 비결을 세 가지로 꼽았다.

 

즉 하늘과 땀과 거름이었다. 농사는 하늘이 지어준다고 하듯, 그 해의 날씨는 풍년과 흉년을 가늠하는 가장 결정적 요소였고, 그 다음에는 땀이었다.

 

‘땅은 거짓말을 못한다’는 말이나 ‘농작물은 땀의 양만큼 수확한다’는 속담이 농촌 사람들 입에서 계속 오르내리는 것이다.

 

바로 그 땀을 흘려 열심히 준비해야 하는 것이 거름이며, 거름을 잘 준비하고 만들어야 일년 농사가 풍성해진다. ‘한 사발 밥은 남에게 주어도 한 삼태기 재는 주지 않는다’는 말 또한 거름이 얼마나 중요한지 반증하는 속담이다.

 

특히, 가축을 사육하면서 나오는 가축분뇨는 화학비료 사용이 일반화되기 이전에는 농촌에서 작물의 영양원 또는 토양개량제로써 주요한 자원 역할을 했다.

 

조선 초기 농서인 ‘농사직설’에서도 우마분(牛馬糞)과 인분(人糞)을 잘 발효시킨 것을 숙분(熟糞)이라 칭하고 척박한 토양에서 지력이 소모되는 것을 방지하는데 활용했다.

 

순환농업은 순환경제(Circular Economy)의 한 분류로서 전통적 투입과 산출 중심의 선형경제(Linear Economy)와는 달리 현재 재화의 생산-사용-폐기-재활용으로 이어지는 물질과 에너지 흐름이 농업에서도 지속가능할 것이라는 배경에서 출발한다.

 

순환경제의 유형인 경축순환농업은 단어 자체에서 의미하듯 축산농가에서 발생하는 가축분뇨를 퇴비·액비화하여 농가에 작물 양분으로 공급하고, 농가에서 생산한 볏짚 등의 부산물은 사료화하고 축산농가에 공급함으로써 환경부담을 줄이고, 경종농가와 축산농가가 서로 이익을 얻는 농업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런 경축순환 농업의 중심에 있는 가축분뇨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농업기술원에서는 2016년부터 경축순환 농업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부숙 유기질비료인 가축분퇴비 고품질화를 위한 벼 맞춤형 입상퇴비를 개발해 도내 2개 업체에 기술이전을 하고, 해외 수출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지역 자원으로써의 가축분뇨를 안전하게 이용하고 화학비료(무기질비료)와 원료를 전량 수입하는 유기질 비료를 대체할 수 있도록 작물별 시비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2021년부터는 각 시·군 현장에서 밭작물과 벼 재배농가를 대상으로 하는 실증 연구도 진행 중이다.

 

순환농업은 농업-축산-환경 분야가 복합적 특성을 내포하고 있어서 각각의 미진한 부분에 대해 앞으로도 심도 있는 연구와 보완이 필요하다.

 

관행적인 화학비료 중심의 재배 방법을 순환농업에 적용하기 위한 꾸준한 현장 지도·연구, 사용 농가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환경영향평가 요소 중 하나인 농경지에서의 수질오염 부하량은 비료 사용과 상호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이러한 비점오염 과다지역을 관리·점검하는 이행점검 인프라가 존재해야 한다.

 

더불어 이제는 탄소중립의 중요성이 강조됨에 따라 농경지 사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 중립을 실천할 수 있는 순환농업 부분에서의 데이터 확보와 검증과 같은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

 

경축·자연·자원 순환농업에는 개념 차이가 있지만, 미래의 땅인 새만금이 위치하고 있는 전라북도가 순환농업의 모델이 될 수 있도록 경종과 축산분야가 협업하고,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는 농업시스템이 구축된다면 농업의 탄소중립에도 기여하고 생물다양성은 높아져 우리 농경지는 후손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터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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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dom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86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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