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사과 같은 우리 농산물과 함께하는 추석

  • 작성자공보관
  • 조회수116
  • 작성일2022-08-23
  • 기고자최선우
  • 담당부서공보관

* 2022년 8월 23일(화)자 새전북신문 제 10면에 게재된 최선우 전라북도 농업기술원 연구사의 기고문 전문입니다.

 

합격사과 같은 우리 농산물과 함께하는 추석

 

최선우 전라북도 농업기술원 연구사

 

민족의 대명절인 한가위 추석은 예년과 비교하면 한 달 가까이 빨리 우리 앞으로 찾아왔다. 최근 가장 빨랐던 추석은 2014년 양력 9월 8일이었다. 올해 추석은 9월 10일로 수확의 계절의 시작하는 시점이라 이른 감도 있지만, 벌써 도내에서 2022년 햅쌀을 추석에 맞추어 판매 준비를 하고 올해 수확한 고춧가루를 추석 전에 장만하려는 소식이 전해오기도 한다.

 

추석은 한해 농사를 안전하게 잘 지었음을 이웃과 함께 축하하고 조상에게 알리는 하나의 예식이다. 그해 농사를 지어 막 수확한 햅쌀로 송편과 술을 빚고 햇과일을 장만하여 차례를 지낸다. 조상에게 올 한해 무사하게 농사짓고 수확하였음을 예를 갖추어 알린다. 떠난 이에 대한 그리움과 후손이 잘 살고 있음을 알리는 제사와 달리 설날과 추석과 같은 명절에는 차례를 올렸다. 차와 같은 간단한 음식만 올린다 해서 차를 올리는 예라는 뜻이 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면서 술, 떡, 과일을 기본으로 하고 나머지 음식은 사정에 맞추어 준비하면서 점차 상에 올리는 수가 늘기도 하나, 가장 기본은 가족과 같이하는 마음이다. 이와 더불어 멀리 있던 가족들도 한자리에 모이게 되니 감사함과 그리움의 표현하고자 서로 작은 선물을 나누기도 한다. 여러 선물이 오가기도 하지만 추석은 수확의 기쁨을 나누는 의미가 있는 만큼이나 농산물을 가장 많이 주고받기도 한다.

 

올해에는 우리 땅에서 수확한 농산물을 준비한다면 더욱 의미있는 선물이 되지 않을까? 올해 수확되는 과일은 봄철 가뭄에 이어 여름의 폭염, 긴 장마 속의 잦은 비, 집중 강우, 강한 바람, 부족한 일조량 등의 자연재해를 이겨낸 결과물이다. 모 과수원에선 올 봄 가뭄이 심하게 든 자리에 서 있는 나무는 매달린 과일 수가 현저하게 줄었다고 전하기도 하였다. 우리 머릿속에선 이미 잊힌 지나간 봄일 뿐인데 말이다. 예전에 강한 비바람에도 떨어지지 않고 잘 매달려 있다가 수확된 사과가 비싸게 팔린 적이 있었다. 일본의 합격사과이다. 1991년 9월, 큰 태풍이 불면서 사과 농사로 생계를 이어가던 일본 북부지역의 아오모리현 농부들은 평년의 수확량을 기대할 수 없게 되자 낙심했다. 그 와중에 한 농부는 꺾여지고 상처 입어 과일이 다 떨어진 줄 알았던 가지에 드문드문 매달려 있는 사과를 보게 된다. 세찬 비바람 속에서 끝까지 살아남은 과일은 시험에 합격하고 싶은 수험생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를 접목하여 ‘떨어지지 않은 사과’, ’합격사과‘로 홍보하여 판매하고, 일반 사과보다 비싼 가격임에도 히트를 치게 된다. 한 때 이에 아이디어를 얻어 장수군에서도 합격사과를 홍보하기도 했다.

 

올 한 해 우리 농촌은 얼마나 다양한 날씨의 변화를 겪어야 했던가. 우리가 올 추석에 구매하는 농산물은 합격사과와 같다. 이상기상으로부터 버텨 낸 농산물이기도 하지만 이들을 안전하게 생산하려는 농업인의 노력이 담긴 결과물이기도 하다. 마치 코로나 19 등의 여러 난관을 뚫고 살아내는 우리네 삶을 말하는 듯하다. 이 땅에서 같이 살아가는 농업인이 수확한 농산물에 대한 추석 명절용 판매행사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진행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식품 수급상황도 추진하였고, 전라북도 생생마을 한가위 큰장터는 8월부터 온·오프라인으로 운영하며, 147개 우수마을 기업의 573개 베스트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라이브상거래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해서도 여러 정보가 제공되고 있다.

 

9월 2일부터 3일까지 2일간 전라북도청 서편광장 ’소규모 직거래 장터‘가 열린다. 이뿐이랴. 주변 로컬푸드 매장을 방문하면 우리 지역에서 생산된 다양한 특산품도 만날 수 있다. 최근에는 농산물 가공에 대한 지원이 여러 방면으로 이루어지면서 강소농 중심으로 다양한 형태의 가공제품도 구성되기 시작했다. 여러 사정으로 고향집을 찾지 못하는 타지의 친인척에게 고향의 마음을 전할 기회이기도 하다. 변화무쌍한 날씨를 견뎌내야 하는 어려움 속에서 끝까지 버티고 살아남은 우리 농산물을 주변 이웃 친인척에게 선물하며 서로를 응원하는 마음을 전달하고 풍요롭고도 인심 넉넉한 명절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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