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전반서 재생·생태를 이야기하기 시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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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95
  • 작성일2022-10-25
  • 기고자최선우
  • 담당부서대변인

* 2022년 10월 25일(화)자 새전북신문 제12면에 게재된 최선우 전북농업기술원 연구사의 기고문 전문입니다.

 

산업 전반서 재생·생태를 이야기하기 시작하다

 

최선우 전북농업기술원 연구사

 

최근 재생이 가능한 소재로 신발을 만드는 회사가 생겼다. 매장 문을 열고 들어가 신발을 고르고 있었다. 직원은 눈을 반짝이며 한쪽 코너로 우리를 이끌었다. 재생이 가능한 소재로 만들 신발을 모아 두었다. 어떠한 재생 소재를 이용했고, 지구적인 관점에서 장점이 무엇인지 설명하기 시작했다. 신발이 주는 통기성과 편안함, 외부로부터의 보호에 대한 장점을 나의 발에 제공한다는 설명은 마지막에서야 들을 수 있었다. 상품을 판매하는 직원으로부터 재생이란 단어를 만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신발뿐만이 아니다. 옷을 사러 가도 재생이 가능한 소재로 만들었다고 표기한 문구를 만난다. 기업은 소비자를 생각하고 지구를 생각하는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이익 창출에만 관심이 있다고 생각했던 기업이 다른 관점도 관심이 있다고 소비자에게 신호를 보낸다. 지갑을 여는 소비자가 어떤 생각을 하지는 인지하기 시작한 것일까?

 

재생이란 단어는 지속가능이라는 단어와 연결되어 우리의 인식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한때 재생은 낡고 더럽거나 못 쓰게 되는 물건을 가공하여 다소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피하고 싶은 단어였다. 지금은 전 지구에 걸친 관점에서 선순환을 돌리기 위한 선택이 아닌 당연한 과정으로 인지하기 시작하면서 세상이 재생과 지속가능성을 담으려 하는 시대가 되었다. 1990년대만 해도 지속가능과 재생이란 단어는 관련 학계나 특정인만 사용하던 단어였다면 지금은 전국민이 인식하고 기업이 제품 개발에 고려할 정도로 중요한 단어가 되어가고 있다.

 

재생이란 단어는 농업에서 일부 관심있는 자를 중심으로 사용되어왔으며, 최근 기후적인 문제가 우리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고, 지속가능한 먹거리에 관한 관심과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재생농업이라는 단어가 거론되고 있다. 아직 생소하겠지만, 곧 우리 일상 속의 일반어가 될 때가 올 것이다. 그 안을 들여다 보면 그동안 우리가 주장해왔던 친환경농업, 유기농업, 생태농업과 큰 틀은 같이 하고 있다. 이들 모두 결국은 생태계를 이해하고 같이 해야 할 대상임을 우리가 인정해야만이 받아들일 수 있는 개념이기도 하다. 재생농업이란 지구를 살리면서 생산성도 살리는 농업이다. 그 과정에서 토양에 탄소가 저장되며, 생물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뿌린 이상으로 거두어들이고, 더 이상 거둘 게 없으면 버리고 옮겨가는 순환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지속해서 더불어 같이 살 농업을 찾고 제시하고자 한다. 물론 생산성도 같이 확보함을 포함한다. 너무 어려워 우리가 전체적인 구조를 다 이해할 수 없다. 생태계의 고리를 이해하기엔 우리의 상식이 그 방향을 바라보는 것을 거부하게 하고 우리가 가진 지식은 미약하기만 하다.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만 우린 이 순환의 고리에 같이 맞물려 돌아갈 시점을 만날 수 있게 될 것이다. 들판의 풀과 숲의 나무들을 보라. 때가 되면 자라나고 열매를 맺는다. 그 땅에서 무엇인가 생산하기에 사그라지면 끝날 것 같지만, 매년 재생된다. 그곳에 식물과 함께 동물과 사람이 깃들어 산다.

 

그동안 땅은 뿌린 대로 거두도록 우리를 내버려 두었다. 부모가 그들의 피와 살을 나누어 우리를 키워낸 것처럼 지구 가이아는 우리가 살아내는 동안 그 아픔을 숨기고 있었다. 이젠 만물의 어머니인 그녀마저도 아픔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우리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을 뿐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그녀가 우리에게 품을 내어준 것처럼 우리도 병든 가이아를 돌보고 그녀에게 품을 내어주며 같이 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재생농업이란 개념을 당장 우리가 전체를 구현할 수 없다고 해도, 지금 바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지속해 오던 관행농법을 비난하며 등을 돌리는 것이 방법일까? 현재의 우리를 있게 한 건 비료와 농약 덕분임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그들로 인해 보릿고개를 넘어올 수 있었고, 현재의 삶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우리의 생존으로도 힘겨웠다면, 이젠 주변을 돌아볼 시점이 되었고, 다음 단계의 디딤돌을 놓을 시점이 되었을 뿐이다. 한쪽으로 치우치다 보니, 착취가 되고 있음을 인정하고 싶지 않을 수도 있다. 알고도 커다란 피해가 없으므로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해 왔다. 농업인이라면 국가적으로 제시하는 비료와 농약의 사용량 절감 또는 사용하지 않고도 농산물을 생산하는 방안을 이해하고 실천하면서 다음 단계를 준비할 수 있다. 소비자라면 무농약 또는 유기농인증 제품을 장바구니에 하나씩 담으면서 전지구적인 삶을 고민하는 친환경농업인에게 힘을 실어 줄 수도 있다. 그 행보 하나가 하나가 다음 단계의 디딤돌을 놓을 수 있게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다. 기존을 부정하기보단 지켜야 할 것은 지키면서 나아갈 길을 고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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