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예술계, 온라인 무대 확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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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2022-12-12
  • 기고자천선미
  • 담당부서대변인

* 2022년 12월 12일(월)자 전라일보 제15면에 게재된 천선미 전라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의 기고문 전문입니다.

 

공연예술계, 온라인 무대 확장해야

 

천선미 전라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

 

코로나19 환자가 2020년 1월 국내에서 첫 발생했다. 그로부터 올해까지 3년 동안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가 이른바 ‘코로나 팬데믹’ 상태에 빠졌다. 국제경기가 둔화되고 물가는 치솟아 상대적으로 소비는 얼어붙었다. 생필품이 아닌 국내 공연예술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예술단이 해체되고 예술인들은 생계를 위해 알바전선(?)에 뛰어들 수 밖에 없었다. 전례 없는 위기를 겪는 동안 공연예술계는 생존방법으로 ‘비대면 온라인 공연’을 대안으로 택했다. 전 세계 공연계가 활동무대를 ‘미디어 플랫폼’으로 옮겼다.

 

외국의 일부 공연예술단체 등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 공연물 유통구조의 한계 극복 방안 일환으로 온라인 생중계 자체를 목적으로 한 온라인 공연체계를 강화해 눈길을 끌었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Live In HD, 영국 국립극단의 NT Live 등이 대표적이다. 공연장 입장티켓 가격의 10~20% 수준의 저렴한 비용으로 공연장에 가지 않고도 생중계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전 세계가 인정하는 ‘IT강국’임에도 온라인 무대 확장에는 매우 더뎠다. 아이러니다. 공연예술계가 무대방식으로부터 채널 다각화에 소극적이었기 때문이다. 연극이나 뮤지컬, 오페라 공연을 영상이나 DVD 형태로 제작한 것은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기록과 보관용, 혹은 방송 중계를 위한 수준이었다.

 

국내 공연예술이 그동안 미디어와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도 독자적인 위치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관객과 공연자 간 교감 때문이었다. 또한 1회성이고 일시적 경험이라는 희소성 가치도 한 몫 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그 견고했던 벽이 무너졌다.

 

대표적 사례가 있다. 코로나로 모든 공연이 불가능해지자 서울 예술의전당은 세계적인 성악가노 조수미의 홀로그램을 미디어아트와 접목한 실감형 콘텐츠 ‘조수미 홀로그램 미니 콘서트-빛으로 그린 노래’를 선보였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도 고성오 광대탈춤을 각색한 대본에 전통춤사위와 VR기술을 결합한 메타버스 체험공연 ‘비비런’을 온라인 무대에 올렸다.

 

전라북도도 온라인 무대 확장에 동참했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2020년부터 매년 ‘파이팅콘서트’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장르의 지역예술단체들을 선정해 무관중으로 한 공연을 촬영한 뒤 유튜브 채널(Sori Arts TV)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과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전북지역 문예회관 최초로 메타버스 플랫폼 내 전당 전용 온라인공연장을 개설하는 등 다양한 기획공연을 선보일 계획이다.

 

역사가 오래되고 관객층이 두터운 해외시장과 달리 국내에서 온라인공연이 성공한 사례는 실용음악 분야인 K-POP 등 특정 장르에 국한된다. 지금은 디지털기술을 바탕으로 온라인 플랫폼 기반의 ‘비대면 공연문화’가 공연예술 생태계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이 흐름에 전북지역 공연예술계가 안착하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공연예술계 및 IT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국내 공연예술계는 현장에서의 교감을 중시하는 보수적 관념이 강하다. 이런 특성 때문에 온라인공연과 관련된 체계적인 기반이 부족하다. 걸음마 수준이다. 비대면 온라인 공연문화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공연장에서처럼 관객과 생생한 교감이 가능한 디지털기술이 개발·접목되어야 한다. 수익 창출도 빠뜨려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한 시스템 구축과 경쟁력 있는 온라인콘텐츠 제작, 그리고 재원 확보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

 

코로나19라는 재난 상황에서는 공익 목적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가 대부분이어서 저작권 문제가 크게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유료화가 될 경우 창작진, 스태프, 배우 등에 대한 저작권 문제와 같은 관련 제도 정비도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위기’라는 단어 속에는 ‘위험’과 ‘기회’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다시 말해, 위기는 곧 기회인 것이다. 코로나19는 공연예술계를 ‘대면공연 원천불가’라는 전례없는 고사 위기로 내몰았다. 오프라인에 치중된 공연예술계를 첨단 IT기술과 접목한 온라인 영역까지 확장을 피할 수 없게 했다. 공연예술계와 IT 관련 전문인력은 온라인 관객 유치를 위한 방법 개발에 노력하고 협력해야 한다. 이 같은 노력이 성공하려면 반드시 수익성 제고가 이뤄져야 한다. 이와 함께 무대 현장공연에 길들여 있는 관객들에게 온라인공연의 신세계와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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