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 생물다양성 활용 농업기술 교육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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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113
  • 작성일2023-02-28
  • 기고자최선우
  • 담당부서대변인

* 2023년 2월 28일(화)자 새전북신문 제10면에 게재된 최선우 전북농업기술원 연구사의 기고문 전문입니다.

 

농업인 생물다양성 활용 농업기술 교육해야

 

최선우 전북농업기술원 연구사

 

겨울 딸기 재배하우스 안에서 기생의 한 순환이 완벽하게 돌고 있다. 천적활용 현장컨설팅으로 방문한 하우스 귀퉁이를 보니, 심지도 않은 겨울을 나는 화본과 잡초에 진딧물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이 생물을 소개하자면, 하우스에서 키우는 딸기 같은 과채류 작물에는 피해를 주지 않지만, 보리와 같은 화본과 식물에서는 잘 살아내는 기장테두리진딧물이다. 주인장은 딸기를 가꾸려 했지, 키울 계획에 없었던 해충인 진딧물을 잡고자 피해를 주지 않는 진딧물과 천적을 투입하여 서로 공존하게 하였다. 이 진딧물에 기생하는 2mm 정도의 작은 벌 성충이 활발하게 난다. 머미라 불리는 번데기도 곧 발견된다. 기생벌은 다시 딸기에 피해를 주는 진딧물에 기생하러 날아갈 것이다. 붉은 딸기가 익어가는 온실 안에선 딸기만 자라는 것이 아니었다. 진딧물 위의 기생자인 기생벌이 양쪽 식물을 왔다 갔다 하며 생태계의 균형을 잡도록 유인하고 있다.

 

간혹 보이는 또 다른 생명, 꽃등에는 기생벌이 잡을 수 없는 진딧물을 잡는 데 효과적인 천적이라는 말을 전하자 주인장 눈이 휘둥그레진다. 성충인 꽃등에를 보여주며 이들이 딸기잎 뒷면 진딧물 옆에 산란하면 애벌레들이 깨어나 진딧물을 잡아먹는다고 설명한다. 꽃등에는 호박벌이나 꿀벌처럼 수정만 하는 화분매개충인 줄로만 알고 있었고, 진딧물을 잡아먹는 천적의 역할까지 하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다며 이런저런 질문이 쏟아진다. 우리 하우스엔 꽃등에도 많이 보이며, 유인하는 방법은 무엇이고,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궁금해한다. 꽃등에 역시 딸기에 피해를 주지 않는 진딧물에서 살다가 딸기 해충인 진딧물로 옮겨간다 설명한다. 어떠한 풀을 심어야 유지할 수 있는지 다시 묻는다. 하우스 안에 다양한 식물들이 비집고 올라오는데 어느 풀이 작물에 도움을 주는지 어떤 풀을 제거해야 하는지 궁금하지만 풀 이름을 제대로 알 수 없고 관심을 가질 여력이 없다고 한다.

 

해충 방제를 위해서 사용하는 농약과 같은 등 화학물질의 사용량을 절감하고자 빛을 이용한 방제법을 이용하기도 한다. 빛에 빠르게 유인되는 날개 달린 곤충의 습성을 이용하여 해충의 밀도를 낮추고자 유아등을 이용하여 주변 곤충들을 박멸하는 데 주력했고 한다. 딸기꽃을 수정하는 꿀벌이 웽웽거리며 이리저리 날아다닌다. 해충을 잡으려 매달아 둔 노란 끈끈이트랩에 여러 다양한 작은 날개 달린 생명이 붙어 메말라 있다. 그 옆, 유아등 아래 포집망을 같이 털어본다. 해충을 잡으려 설치한 포집망엔 농가소득에 도움을 주는 유익충도 여럿 보인다. 해충보다 꿀벌 3십여 마리, 꽃등에 수어 마리가 방사하였던 천적과 함께 털린다. 주인장 얼굴에 당혹감이 서린다. 하우스 밖에 서 있는 유아등망에선 주변 들판에서 유인된 듯한 곤충들이 보인다.

 

인공조명이 켜진 주변이 밤에도 낮처럼 밝게 하는 현상을 의미하는 빛공해(Light pollution)가 농촌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다. 가로등과 같은 도시 인공조명은 인류의 삶의 발전과 안전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지만, 부작용도 발생하여 왔다. 이미 인공조명으로 곤충의 개체수를 심하게 감소시키고 있다는 연구 결과는 여기저기서 꾸준하게 발표되고, 6차 생물의 대멸종 시기를 앞당기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영국의 뉴캐슬 대학의 대런 에반스 교수는 생물다양성 손실 원인 중의 하나로 빛공해를 지적했다.

 

천적활용기술을 포함하여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한 농업기술이 지속해서 개발되고 있지만 농업인에게 생물다양성은 낯설기만 하다. 천적으로 해충을 효율적으로 방제하는 기술이 하나씩 개발되어 현장에서 정착시키려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농업인 인식 전환의 어려움과 농산업 기반의 빈약은 기술 확산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농업현장에서 유아등에 기대어 농사를 짓는 농업인은 최근 개발되는 LED 파장 등 특정 목표로 하는 해충만 포집하려는 기술의 접목을 희망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특정 곤충의 성페로몬을 이용한 기술들도 하나씩 개발되고 있다. 개발되는 기술 공유 확산을 위한 방향 모색이 요구되고 있다. 시기적으로 생물다양성에 대한 농업인의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공감대 형성의 장을 펼치기 위한 전략과 실천 방안 수립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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